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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의원들 국회의장실 점거, 고성

권희찬 2016. 9. 2. 13:27


밤새 안녕이라더니!

어제 밤 새누리당 국회의원 70여명이 정세균 국회의장실로 몰려갔다. 

어제 20대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우병우 문제와 사드를 언급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은 의사일정 전부를 보이콧한 것도 모자라 밤에는 우르르 의장실로 몰려가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의장실 직원과 경호원 등을 뚫고 의장실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고성과 폭언이 오가면서 의장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는 보도다.


개회사가 어땠길래?

어제 정 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 요지는 이렇다. (개회사 전문은 첨부파일로 올려둔다.)

서두에서 “지난 총선에서 우리 국민은 무엇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협력의 정치를 명령하셨습니다.”며 운을 뗐다.

이어 20대 국회 3개월간 집중했던 내용을 소개했다.

▶ 특권 내려놓기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장 직속 자문기구를 설치해 국회의원 특권 개선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 일하는 국회

- 국회의원 표결정보시스템 : 국회의원의 본회의장 표결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
- 무쟁점 민생법안 합의 처리시스템 : 제도화를 넘어 ‘불문율’화

정 의장은 20대 국회 개원사에서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가 되겠다고 했던 말을 상기시켰다.

우리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오로지 국민을 위해 사용할 때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가 된다고 믿습니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을 상석에 앉아 위엄을 지키는 Chairman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Speaker라 한다며, speaker로서 몇 가지 현안을 언급한다.

우병우 민정수석과 관련한 논란은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며,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내부에서 조차 소통이 없었다며 꼬집었다.

계속해서, 사회적 격차와 불평등 구조에 대한 해법 도출, 조선·해운산업과 해당 지역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정기국회를 ‘민생국회’로 명명하며 의원들의 당부를 부탁했다.


뭐가 문제라는 것이지?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밤에 정 의장실로 몰려가 고성과 몸싸움까지 할 만한 내용이 필자 눈에는 보이질 않는다.

특권내려놓기, 일하는 국회,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민생국회.

누가 여기에 시비를 걸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국민의 speaker’로서 쓴소리 한 것이 켕겼다는 것인데~

사드 문제야 이제 잠잠해졌고, 배치 장소도 어느 정도 합의수순에 이르고 있으니 여당으로서 크게 아픈 곳이 아닐 터.

그렇다면 우병우 문제에 발끈했다 밖에 볼 수 없다.

정 의장의 개회사 전체의 맥락과 취지를 볼 때, 우 수석 문제나 ‘불통 사드’ 언급은 맥락상 지엽에 불과한 사례 정도이지 줄기는 아니다.

이 정도로 오밤중에 우르르 몰려가 생떼를 부린다면 ‘도둑이 제 발 저린’ 겪이다.


우병우, 대단하긴 대한하다.

삼권분립을 기반으로 하는 근대 정치제도에서 행정, 입법, 사법은 상호 견제하기 위해 분리된 기능이다. 그래서 제도상으로는 이들 3부의 수장은 동격이다.

입법부의 수장이 민의를 전하며 행정부 수장의 비서 하나를 꼬집었다 해서 의원들이 떼거지로 몰려가 “사퇴하라”고 종용하는 건 삼권분립 시스템 이래 최초가 아닐런지!

우병우 수석은 국회의원 70명 쯤은 동원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듯하다.

이제 국회의장까지 건드려 놨으니 제대로 한 판 해야 할 형국이다.

링 위의 선수 : 우병우 vs 국민


뱀다리

이 정부는 국회 알기를 정말 졸로 안다.

작년 국회법 파동 때 유승민 의원을 쳐 냈다. 급기야 거부권까지 행사했다.

그래도 국회에서 반발이 일어나자 온갖 압박을 다 가했다. 오죽했으면 자당의 정의화 국회의장이 “성을 갈면 갈았지 못 하겠다”며 버텼다. 그래도 청와대는 꼿꼿이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시켰다.

자당의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에게도 그 정도였으니 야당 국회의장쯤이야 가소롭게 보는 듯하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다.

국민은 지난 총선에서 매를 들었고, 야당이 다수당이 되었다.

대통령 임기는 내년 말이면 끝나지만 지금 국회의장은 그 이후에도 국회의장이다.

불통과 고집, 나아가 오만은 이 정부 마지막 날까지 유지될 듯하다. 

그것이 현실이어서 걱정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병우 호위무사인가?', ‘청와대 2중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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