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은, 국회의장을 상석에 앉아 위엄을 지키는 Chairman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Speaker라 한다며, speaker로서 몇 가지 현안을 언급한다.
우병우 민정수석과 관련한 논란은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며,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내부에서 조차 소통이 없었다며 꼬집었다.
계속해서, 사회적 격차와 불평등 구조에 대한 해법 도출, 조선·해운산업과 해당 지역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정기국회를 ‘민생국회’로 명명하며 의원들의 당부를 부탁했다.
뭐가 문제라는 것이지?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밤에 정 의장실로 몰려가 고성과 몸싸움까지 할 만한 내용이 필자 눈에는 보이질 않는다.
특권내려놓기, 일하는 국회,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민생국회.
누가 여기에 시비를 걸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국민의 speaker’로서 쓴소리 한 것이 켕겼다는 것인데~
사드 문제야 이제 잠잠해졌고, 배치 장소도 어느 정도 합의수순에 이르고 있으니 여당으로서 크게 아픈 곳이 아닐 터.
그렇다면 우병우 문제에 발끈했다 밖에 볼 수 없다.
정 의장의 개회사 전체의 맥락과 취지를 볼 때, 우 수석 문제나 ‘불통 사드’ 언급은 맥락상 지엽에 불과한 사례 정도이지 줄기는 아니다.
이 정도로 오밤중에 우르르 몰려가 생떼를 부린다면 ‘도둑이 제 발 저린’ 겪이다.
우병우, 대단하긴 대한하다.
삼권분립을 기반으로 하는 근대 정치제도에서 행정, 입법, 사법은 상호 견제하기 위해 분리된 기능이다. 그래서 제도상으로는 이들 3부의 수장은 동격이다.
입법부의 수장이 민의를 전하며 행정부 수장의 비서 하나를 꼬집었다 해서 의원들이 떼거지로 몰려가 “사퇴하라”고 종용하는 건 삼권분립 시스템 이래 최초가 아닐런지!
우병우 수석은 국회의원 70명 쯤은 동원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듯하다.
이제 국회의장까지 건드려 놨으니 제대로 한 판 해야 할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