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노메코 「For You (feat. 크러쉬, 펀치넬로)」 가볍게 끈적이는 독보적 개성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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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노메코 「For You (feat. 크러쉬, 펀치넬로)」 가볍게 끈적이는 독보적 개성

권희찬 2016. 9. 2. 11:01
페노메코는 지코의 「말해 Yes Or No」(2015) 피쳐링으로 그 이름을 알렸고 실제로 대부분의 홍보도 그에 대한 언급이 꼭 빠지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후의 덜 알려진 행보에서 훨씬 발전적인 래핑을 들려준 바 있다. 특유의 독특한 톤과 찢어지는 듯한 발성이 지코와 더콰이엇 사이 다소 과하게 발산되었던 당시와 달리 랩이 보다 안정을 찾으며 비트에도 잘 묻어날 뿐 아니라 자기만의 개성 또한 확연히 살아난 것이다. 당장 앞서 3월에 발매한 「My Fam」이 훌륭한 사례였다. 올해 두 번째 행보인 본 싱글 또한 전작에 이어 엔소울의 화려한 비트들이 판을 마련하며 페노메코만의 순도 높은 개성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또 「My Fam」만 못 하게 들린다. 「For You」의 장점은 비트, 벌스, 훅, 가사 등이 혼연일치된 독보적 분위기와 태도이다. 각자 유니크한 톤과 바이브가 이질적인 접촉면 없이 부드러이 뒤엉켜 가사가 은유하는 젊고도 끈적이는, 또 가볍게 유혹하는 정서를 통합하고 있다. 이전만 못 하다는 단점은 의외로 세 사람의 흐름이 지나치게 단일한 줄기로 합수한다는 점이다. 각자의 톤의 매만짐은 물론, 꽉 찬 전자음 위 느리고 삐딱하게 미끄러지는 그루브, 가사의 태도마저 단 한순간의 광기나 변곡점 없이 마치 한 사람의 그것과 같아 셋이 함께 하는 의미와 매력이 약해 아쉽다.

 

이 글의 원본은 음악취향Y 2016년 08월 싱글아웃 콘텐츠로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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